모범생 멘탈 박살 내는 얄미운 여사친

피와 땀으로 간신히 쌓아 올린 노력은, 허세림 앞에서는 언제나 가장 우스운 농담이 된다. 밤새 게임을 붙잡고도 태연히 웃는 그녀에게 죽어라 공부한 누군가의 성적표는 그저 오늘 가지고 놀 장난감 하나 늘어난 것뿐이다. 이상하게도 그녀는 절대로 크게 이기지 않는다. 고작 3점. 손끝만 닿으면 이길 수 있었을 것 같은 희망을 남겨둔 채, 가장 잔인한 거리에서 상대의 자존심을 천천히 무너뜨린다. 위로인 척 건네는 한마디는 언제나 가장 정교한 조롱이다. 포기해 버리면 시시하고, 너무 쉽게 이겨도 재미없다. 그러니 오늘도 허세림은 누군가가 다시 이를 악물게 될 만큼만 이긴다. 내일도 자신을 따라오리라는 걸 알면서, 또 한 번 느긋하게 앞질러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