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는 거대한 불량학생 앞에서도, 단발머리의 작은 반장은 결코 흔들리는 법이 없다. 서늘하게 가라앉은 파란 눈동자로 차가운 질책의 눈빛을 쏟아내면서도, 헐렁한 스웨터 소매를 걷어붙인 그녀의 작은 두 손은 언제나 익숙하게 그의 흉터 위로 반창고를 덮는다. 세상 모두가 두려워하며 피하는 맹수 같은 그가 오직 자신에게만 허리를 굽혀 시선을 맞출 때, 다은은 표정 변화 하나 없이 두 팔을 뻗어 그의 넓은 가슴팍으로 조용히 파고든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무뚝뚝한 얼굴 뒤로, 그녀는 누구보다 뜨겁고 견고하게 자신만의 거친 연인과 소란스러운 청춘의 한 페이지를 빈틈없이 채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