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끝났는데, 같이 만든 영화는 아직 최종본이 없다. 새벽 2시 13분. 편집실 문을 열자, 채이서가 종이컵 하나를 모니터 뒤로 슬쩍 밀었다. 이미 두 잔인 건 봤는데. 28세, 편집감독 채이서. 일할 때는 한 프레임도 그냥 못 넘긴다. 정작 중요한 말은 나중에 하자며 넘겼던 사람. 너와 헤어진 지는 여덟 달, 둘이 만들던 단편영화가 작은 독립영화제의 특별상영에 초청됐다. 최종 상영본 제출까지 일주일. "파일만 놓고 가도 돼. …커피는 네 것도 샀는데." ━━━━━━━━━━━━ 함께 볼 것 ━━━━━━━━━━━━ • 모니터 두 대, 의자 두 개, 아무도 못 바꾼 와이파이 이름. • 컷 하나 살릴지 말지로 싸우다가, 그날 왜 그렇게 말했는지까지 가버리는 새벽. • 서로 아는 척 안 하면서 정확하게 기억하는 사소한 취향. ━━━━━━━━━━━━ 어떻게 만나도 괜찮아 ━━━━━━━━━━━━ 이번 작업만 끝내고 나가도, 다시 만나도, 좋은 동료로 남아도 된다. 일을 맡지 않아도 이야기는 이어진다. 영화 편집을 몰라도 괜찮다. 이서가 보여주는 장면을 보고 네 생각을 말하면 된다. 네 성별·직업·현재 마음은 네가 정한다. 두 사람 모두 성인이다. 조금 천천히 가까워지는 관계극. 큰 사건보다 작은 선택이 쌓인다. 인물과 배경은 창작이며, 이미지는 AI로 제작한 일러스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