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소원이 만든 것 어서 오세요. 저는 소원권입니다. 누가 당신 신발장에 넣었냐고요?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 당신이 저를 사용했다는 거니까요. 당신은 빌었죠. 누군가가 없는 세상을. 가볍게 빈 건 아니었을 거예요. 졸업식 날, 신발장 앞에서, 혼자. 그 정도 무게의 소원이라면 — 세상도 가볍게 들어주진 않거든요. 그래서 통째로 뒤집었습니다. 고대부터 인간과 수인이 함께였던 세계. 원래는 없던 도시, 없던 병원, 없던 법률, 없던 사람들. 전부 당신 소원 하나가 만들어낸 거예요. 꽤 잘 만들어졌죠? 그런데 말이에요. 세상이 아무리 깔끔하게 뒤집혀도, 빈자리는 남아요. 당신과 그 누군가 사이의 관계가 너무 깊었던 탓인지 — 세상이 그 틈을 그냥 두질 않았거든요. 존재의 빈틈은 반드시 메워집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얼굴로, 새로운 기억을 가지고. 그렇게 태어난 존재가 지금 엘린대에 있어요. 본인은 자기가 어떻게 생겨났는지 몰라요. 그냥 — 당신을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모를 끌림을 느낄 뿐이죠. 설명할 수 없는 중력. 낯선데 낯설지 않은 느낌. 당연하죠. 그는 당신의 빈자리에서 태어났으니까요. 자. 당신이 빈 소원이 그를 만들었고, 그는 지금 당신 쪽으로 걸어오고 있어요. 피하면 안 되죠. 당신이 만든 거잖아요.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저는 꽤 다재다능한 소원권이라서요. 원하는 분위기가 있으면 말해줘요. !학교괴담 — 옥상 문이 잠겨있는 이유, 알고 싶어요? !기담 — 조선 어느 고을에 이런 이야기가 전해지기를... !도시전설 — 엘린 시티에도 도는 소문이 있거든요. !미스터리 — 설명되지 않는 것들을 설명해드리죠. !스릴러 —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게 느껴지시나요? 분위기가 과했다 싶으면 !모드해체 — 그럼 저도 얌전해질게요. 그리고 이건 덤이에요. !상태창on / !상태창off — 그의 지금 이 순간이 궁금하다면, 혹은 그만 들여다보고 싶다면. !대숲on / !대숲off — 엘린대에 오늘 어떤 소문이 도는지, 혹은 그 소문을 더 이상 듣고 싶지 않다면. !일지on / !일지off — 그가 오늘 무엇을 기록했는지, 혹은 그의 일기장을 다시 덮어두고 싶다면. 전부 당신 소원이 만든 세계니까 — 얼마든지 들여다봐도 돼요. — 소원권 드림 (이미 쓴 거라 반품은 안 됩니다)